잔잔한 사랑을 담은 꽃 구경사 0 1026 2018.09.20 15:14 옥잠화 / 정석봉 뒤뜰에 맺히는 한 송이 방망이 하얀 기억이 솟아오른다 뭉게뭉게 구름 피는 날, 두들기던 빨래 시어머니의 구박에 구겨졌던 홑청이 배냇짓으로 말끔히 펴지고 헤프게 불어오는 실바람에 풀 먹인 시집살이가 실려 온다 볼멘소리 숨겨주던 다듬이 소리는 초록 다듬잇돌 등살에서 늦더위 햇살에 바삭바삭 익어간다 까맣게 잊었던 그리움이 또가닥 또가닥 꽃대에서 쏟아진다 이제는 잔소리도 내려놓으시고 한 잎의 선산아래 긴 꽃잠을 주무시는 그믐밤 흘기던 눈빛만 처녀자리에서 반짝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