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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

구경사 0 1092
둘이서 하나가 되어 
             
             김후란

밝은 이 자리에서
떨리는 두 가슴
말없이 손 잡고 서 있습니다.

두 시내 합치어
큰 강물 이루듯
천사가 놓아 준
금빛 다리를 건너
두 사람 마주 걸어 와
한 자리에 섰습니다.

언젠가는 오늘이 올 것을
믿었습니다
이렇듯 소중한 시간이 있어 주리란 것을
그 때 우리는
우리는 영원히 하나가 되리라고
푸른 밤 고요한 달빛 아래
손가락 마주 걸고 맹세도 했습니다.
우리는 영원히 하나가 되리라고
이슬 젖은 숲속을 거닐면서
말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우리가 순수한 것처럼
우리의 앞날을 순수하게 키워 가자고
사람들은 누구나 말 합니다
사노라면 기쁨과 즐거움 뒤에
어려움과 아픔이 따르기 마련이며
비에 젖어 쓸쓸한 날도 있다는 걸
모래성을 쌓듯 몇 번이고 헛된 꿈에
무릎을 꿇어야 한다는 걸
그럴수록 우리는 둘이서 둘이 아닌
하나가 되렵니다
둘이서 하나가 되면
둘이서 하나가 되면

찬바람 목둘레에 감겨든
단둘 마음이야 언제나 따뜻한 불빛
외로울 때는 심장에서 빼어 준
소망의 언어들을 기억할 것 입니다

잊을 수 없는 우리만의 밀어
버릴 수 없는 우리만의 꿈
약속의 언어로 쌓아 올린 종탑
높은 정신을 기억할 것 입니다.
그리하여 기장 꼭대기에 매어단
사랑과 헌신의 종을 힘껏 치렵니다

아 이토록 아름다운 하늘 아래
이토록 가슴이 빛나는 날에
둘이서 하나가 되면
둘이서 하나가 되면

지상의 온갖 별들이
머리 위에서 빛나고
불멸의 힘으로 피어나는 날들이
우리들을 끌어갈 것입니다.
우리의 손을 잡고
같은 쪽 같은 하늘을
바라보며 가렵니다

죽음이 우리를 갈라 놓을 때까지
죽음이 우리를 갈라 놓을 때까지..........


노승산 구경사 도량

가을빛 좋은날에

부처님 가피받아

신랑 신부

소중한 인연으로

행복가득하소서!!!

수현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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