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사의 사계

푸른 신록

구경사 0 682
6월ㅣ / 배귀선


푸른 신록 미끄럼질 쳐올 때

바람에 담긴 6월의 냄새



노오란 감꽃진 자리마다 몽당몽당 열매를 달고

따가운 햇살 한웅큼 바람에

청보리 노랗게 익는 한낮

감자꽃 가득한 흰 들녘엔

느린 걸음의 황소가 지난다



뒷산 밤나무 꽃 흐드러지게 피면

짧은 밤 뒤척인 졸음을 못 이겨

빛깔 짙어지는 그늘을 빌려 잠시 쉬어가도 좋으리



멀리 산자락 마을이 액자 속 풍경으로 걸어올 즈음

나는 유월의 시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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