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사의 사계

7월의 향기

구경사 0 850
7월의 시 _김태은



산이나 들이나 모두

초록빛 연가를 부르고 있습니다



보일 듯 보일 듯 임의 얼굴 환시를 보는 것도

임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한적하고 쓸쓸한 노을지는 창가에서

눈물을 견디고 슬픔을 견디는 것은

임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나무의 눅눅한 그림자까지

초록빛으로 스며드는 7월의 녹음

나무는 나무끼리 바람은 바람끼리 모여 사는데

홀로 있어 외롭지 않음은

임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깊은 산 속 작은 옹달샘을 찾아

애절히 불타는 이 가슴을 식혀볼까,

6월도 저물어 한 해의 반나절이 잦아드는데

노을빛 가슴을 숨기고

애연히 그리움으로 흐르는 것은

임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김태은시인-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등단.

개인시집으로 "영종도"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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