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덕(善德)이 이르되,
구경사
0
183
03.30 08:28
선덕(善德)이 이르되, "한 가지 법(法)을 통하면 만 가지 법을 스스로 통한다.하니, 그러므로 널리 듣기를 좋아하는 자는 도를 알지 못한다. 배우는 것이 도에 이르지 못하고 보고 듣는 것을 자랑하여 한갓 입과 혀로만 변론하기를 날카롭게 하여 서로 이기기를 좋아하는 자는 뒷간에 채색을 하여 단청을 바른 것과 갇다. 배우는 것이란 본래 성품을 닦는 것이니 어찌 사람이 알아 주지 않음을 성내며, 도란 본래 삶을 온전히 하고자 함이니 어찌 세상에 쓰여 지기를 구할 것인가? 출가한 사람이 외전(外典)을 익히는 것은 칼로 진흙을 배려는 것과 같아 진흙에는 아무 소용이 없고 다만 칼만 스스로 상하게 된다. 출가하여 스님이 되는 일이 어찌 작은 일이겠는가? 편안히 노는 것을 구함도 아니며, 따뜻하고 배부른 것을 구함도 아니요, 명리(名利)를 구함도 아니며 오직 생사(生死)를 떠나기 위함이며, 번뇌(煩惱)를 끊기 위함이며, 부처님의 혜명을 지속하여 나아가기를 위한 것이며 삼계(三界)에 뛰어나서 중생(衆生)을 제도하기 위한 것이다. 경(經)에서, 이르기를 "떳떳 함이 없는 무상의 불길은 모든 세간을 태운다,, 하였고 또 "중생의 괴로운 불길이 사방에서 일어나 함께 태운다,, 고도 하였으며, "모든 번뇌(煩惱)의 도둑이 항상 사람 죽이기를 살핀다,,하였으니 도인(道人)은 마땅히 스스로 깨치고 머리에 불타는 것을 구원하듯 해야 할 것이다. 세상의 뜬 이름을 탐하는 것은 공덕을 그르치게 하며 피로하게 할 뿐이요, 세상의 이익을 경영하여 구하면 삼업(三業)의 불길이 나무섶에 붙는 것과도 같다. 선덕이 이르되, "명리를 좋아하는 납자(衲子)는 풀옷을 입은 사람만도 못하다,, 하였다. 말세에 염소 바탕에 호랑이 가죽을 입은자가 염치를 헤아리지 아니 하고 바람에 놀아나고 세력을 따라서 남몰래 아첨하고 총애를 구하니 슬프도다, 그를 경계해야 할 것이다. 또 선덕이 이르되, "말세 불법(佛法)이 인정으로 변하여 세상의 이곳 저곳으로 천하게 팔고 있으니 슬픈일이라,, 하였으며, 경에 말씀하시되, "어찌해서 도둑이 나의 의복을 빌어 입고 여래(如來)를 팔아서 가지가지의 업(業)을 짓는가?" 하였다. 말세 비구(末世比丘)는 여러 가지 이름이 있으니 혹은 박쥐 중이라 하며, 혹은 벙어리 중이라 하며, 혹은 대머리 벗겨진 가사라 하며, 혹은 지옥의 찌꺼기라 하며 혹은 가사를 입은 도둑이라 하니 슬프도다, 그 원인이 이러한 까닭이다. 슬프도다. 불자의 한 벌 옷과 한 바루때의 밥이 농부의 피와 베 짜는 여자의 고통 아닌 것이 없으니 도의 눈이 밝지 못하면 어떻게 그것을 녹일 수 있을 것인가? 나무 버섯과 같은 것이니 옛날에 어떤 스님이 시주의 공양을 빌되 도력이 없으므로 죽어서 그 집 뒤안의 나무가 되어서 버섯이 많이 열어서 따 먹게 하였다. 그러므로 말하데 "몸에 털을 입고 머리에 뿔이 난 것을 아는가? 이것을 헛되이 심신 단월의 보시(布施)를 받은 것이 그것 이니라,,하였다. 그런데 사람들이 주리지 아니한 때도 밥을 먹고, 춥지도 아니한데 옷을 입으니 이게 진실로 무슨 마음인가? 도무지 목전의 쾌락이 문득 뒤에 고통이 됨을 생각하지 아니함이다. 그러므로 가로되, "차라리 뜨거운 쇳물로 몸을 얽을지언정 신심 단월의 옷을 받아 입지 말아야 되고, 차라리 구리쇠 녹인 물을 입에 넣을지언정 신심 단월의 밥을 먹지 말아야 하고 차라리 무쇠 가마 끓는 물에 몸을 던질지언정 신심 단월이 지어 준 가옥 방사(家屋房舍)를 받지 말아야 한다 하였다. (계속)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