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가귀감서
구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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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2 08:40
선가귀감서(禪家龜鑑序)
옛날에 부처님을 배우는 사람들은 부처님의 말씀이 아니면 말하지 아니하고, 부처님의 행실이 아니면 행하지 아니하였다. 그러므로 보배로 여기는 것은 오직 패엽(貝葉)의 신령한 글일 뿐이었는데, 요즘에 부처를 배우는 사람들이 전하여 외는 것은 벼슬아치 선비들의 글이고, 빌어서 같는 것이 벼슬아치 선비들의 시(詩)뿐이다. 그리고 그것을 색색의 종이에 쓰고 아름다운 비단으로 시축(詩軸)을 장식하고 많이 얻을수록 부족하게 여기고 그것을 극진한 보배로 삼으니 슬픈 일이다. 어찌 옛날과 지금의 부처를 배우는 자들이 이렇게 같지 않는가? 비록 나는 못났으나 옛날의 학문에 뜻을 두어 패엽(貝葉)의 신령한 글을 보배로 삼아왔다. 그러나 오히려 그 글이 너무도 번거롭게 많아서 삼장(三藏 = 經. 律. 論)이 넓고 아득하여 훗날 뜻을 둔 사람들이 잎을 따며 가지를 찾는 수고를 면하지 못할 것 같으므로, 이 글은 간략하나 뜻을 골고루 갖추었다. 만일 이 글의 말씀으로 엄숙히 스승을 삼아 연구하고 궁리하여 묘한 이치를 얻는다면 글귀마다 산 석가 여래가 나타나신 것이니, 노력하여라. 그러나 글로 나타내지 않은 한 마디의 활구(活句)의 격식밖에 있는 기묘한 보배도 쓰지 않으려는 것이지만 특별히 근본이되는 것을 찾는 것이다.
가정(嘉靖) 갑자년(甲子年) 여름 청허당(淸虛堂 = 白華道人)
옛날에 부처님을 배우는 사람들은 부처님의 말씀이 아니면 말하지 아니하고, 부처님의 행실이 아니면 행하지 아니하였다. 그러므로 보배로 여기는 것은 오직 패엽(貝葉)의 신령한 글일 뿐이었는데, 요즘에 부처를 배우는 사람들이 전하여 외는 것은 벼슬아치 선비들의 글이고, 빌어서 같는 것이 벼슬아치 선비들의 시(詩)뿐이다. 그리고 그것을 색색의 종이에 쓰고 아름다운 비단으로 시축(詩軸)을 장식하고 많이 얻을수록 부족하게 여기고 그것을 극진한 보배로 삼으니 슬픈 일이다. 어찌 옛날과 지금의 부처를 배우는 자들이 이렇게 같지 않는가? 비록 나는 못났으나 옛날의 학문에 뜻을 두어 패엽(貝葉)의 신령한 글을 보배로 삼아왔다. 그러나 오히려 그 글이 너무도 번거롭게 많아서 삼장(三藏 = 經. 律. 論)이 넓고 아득하여 훗날 뜻을 둔 사람들이 잎을 따며 가지를 찾는 수고를 면하지 못할 것 같으므로, 이 글은 간략하나 뜻을 골고루 갖추었다. 만일 이 글의 말씀으로 엄숙히 스승을 삼아 연구하고 궁리하여 묘한 이치를 얻는다면 글귀마다 산 석가 여래가 나타나신 것이니, 노력하여라. 그러나 글로 나타내지 않은 한 마디의 활구(活句)의 격식밖에 있는 기묘한 보배도 쓰지 않으려는 것이지만 특별히 근본이되는 것을 찾는 것이다.
가정(嘉靖) 갑자년(甲子年) 여름 청허당(淸虛堂 = 白華道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