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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구경사 0 305
그런데 이 이야기가 여기에서 끝이면 만사 형통이라 하겠는데, 이들은 속인과는 다른 수행자(修行者)의 몸이라 제 자식들을 서로 결혼시킨다는 것은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수행자가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은 부처님이 엄하게 금하는 일이었다. 그래서 모든 수행자들은 이 말을 듣고 눈살을 찌푸리며 늙은 두 수행자의 행동을 나무랬다. 그 뿐 아니라 부처님께도 말씀 드렸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저 수행자들은 이 세상에서 뿐만 아니라 과거의 세상에서도 그런 일만 해온 사람들이다.,, 그러시면서 다음과 같은 옛날 이야기를 하시였다. 하라나국의 하나라성에 아무리 볶아도 볶아지지 않는 콩을 가지고 있는 사나이가 있었다. 어느 날 이 남자는 콩을 가지고 시장에 가서 팔려고 하였으나 팔리지가 않았다. 이 때 그 옆에는 나귀를 팔러와서 팔리지 않아 걱정하고 있는 남자가 있었다. 팔리지 않는 콩을 가진 남자는 콩과 나귀를 서로 바꿀 생각으로 나귀를 가진 남자에게 "어떻소, 내 콩과 당신의 나귀를 서로 바꿉시다.,, 그리고 나귀를 가진 남자는 자기도 그런 생각을 한 터라 즉석에서 승락했다. "그것 참 좋소, 바꿉시다.,, 그리하여 콩과 나귀를 교환했다. 나귀를 얻은 남자는 매우 흡족해 즐거워 하면서,  "내가 얼마나 장사를 잘 했나. 16년 동안 불을 때서 장작이 다 없어지도록 볶아도 볶이지지 않는 콩, 너의 이빨은 부러질 것이다.,, 이 말을 듣자 나귀를 주고 콩을 가진 남자는 이렇게 받아 넘겼다. "내 장사 솜씨는 얼마나 훌륭한가, 내 나귀의 네발과 털이 고르지만 짐만 실었다 하면 바늘로 찔러도 움직이지 않는 나귀다.,, 그러나 나귀를 얻은 남자는, "엉덩이에 천 번 채찍질을 하고, 머리에는 굵은 침을 주리라. 게으른 나귀를 부리는데 사정 볼 것 없다.,, 그리고 콩을 얻은 남자는 화가 나서, "앞 발을 번쩍 들고 서서, 뒷 발의 발편자를 날려 너의 앞니가 부러지면 그 때는 네 얼굴리 우거지상이 될꺼다.,, 나귀를 얻은 남자는, 콩을 얻은 남자를 더 이상 상대할 것을 단념하고 나귀에게 직접 엄포를 놓았다. "모기나 독충이 쏠 때 몸을 흔들어서 막는 법은 이제부터 깨끗이 버려라. 네게 따끔한 맛을 보여 주겠다.,, 그러자 나귀는 대답하기를, "조상대대로 물려 받은 법인데 간단히 버릴 수가 있는가. 죽어도 버릴 수가 없소이다.,, 그러자 이 남자는 엄포가 통하지 않는 것을 알자 이번에는 타이르기로 작정하고, "백설같은 얼굴에 맑은 소리를 내는 암놈의 나귀로 너의 처로 삼아서 함께 들판에서 놀도록 하겠다.,, 이 말을 듣자 나귀는 힘이 넘쳐서, "하루에 백리를 갑시다. 아내를 얻는다는 말을 들으니 저는 힘이 솟아납니다.,, 부처님 께서는 덧붙여서 말씀 하시길,  "그 때 두 사람은 현재의 눍은 두 수행자이다. 나귀는 수행자의 아들인 것이고 그 때 서로 속이고 즐거워했듯이 지금도 서로 속이면서 좋아하고 있다. 속인다는 부자연스런 일만 없었다면 이 애기는 참으로 행복한 이야기로 끝나는 것일텐데. . . . ,, 실제로 세상에는 이같은 일이 있다. 서로 속이지 않더라도 행복할 것을 공연히 속여서 비극을 낳는 씨앗을 만들고 만다는 교훈 이다.  마하승지율 제6(摩訶僧祇律 第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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