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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와 호랑이의 싸움

구경사 0 265
돼지와 호랑이의 싸움
옛날 부처님께서 기원정사(祇園精舍)에 계시면서 많은 사람을 모아 놓고 설법(說法)을 하시고 계셨을 때 이야기이다. 어떤 곳에 오백 마리의 부하를 거느린 큰 돼지왕이 있었다. 어느날 부하들을 거느리고 험한 산길을 가는데 맞은 편에서 한 마리의 큰 호랑이가 어슬렁 어슬렁 이 쪽으로 오고 있었다. 돼지왕은 마음 속으로 공포를 느끼며 "내가 호랑이와 싸우면 나보다 강한 호랑이는 나를 죽일 것이다. 그렇다고 도망을 치면 부하들이 나를 약한 놈이라고 경멸할 것이다. 어떤 좋은 방법으로 이 위기를 면할 수 없을까.,, 하고 곰곰히 생각하면서 돼지 왕은 호랑이를 향해서 거짓 엄포를 놓았다. "여보게, 자네가 싸울 의향이 있으면 한 판 벌리세. 그렇지 않으면 나를 무사히 통과하도록 해 주게나.,, 호랑이는 귀찮은 돼지 새끼라 생각하면서, 응, 그것은 내가 원하는 바이다. 싸우도록 하자 절대로 이 길은 자나갈 수 없다. 이렇게 대답 하자 그러니 돼지는 난처해 하면서도, "여보게 잠깐 기다려 주게. 싸움에 앞서서 우리 조상 전래의 갑옷으로 몸을 감쌀 필요가 있으니 갑옷을 입고 용감하게 싸우도록 하세.,, 라고 말했다. 그러자 호랑이도 침착하게, "너 좋을대로 하도록 해라.,, 하고 허락을 했다. 그러자 돼지는 부하 돼지들의 변소에 가서 똥 속에 몸을 굴려서 온 몸에 똥을 발랐다. 그리고 호랑이에게 와서 이렇게 외쳤다. "준비를 끝냈네. 싸울테면 싸우세, 싸우기 싫거던 길을 비키고.,, 호랑이는 돼지의 모양을 보고 생각했다. "더럽고 치사한 자식, 내가 항상 작은 동물을 먹지 않는 것은 귀중한 내 이빨을 아끼는 까닭인데 그런데 어찌 냄새나는 돼지를 먹겠는가.,, 이렇게 생각한 호랑이는 돼지를 향해서 말했다. "너에게 길을 열어 주겠다. 싸우는 것은 그만 두겠다.,, 이렇게 해서 돼지는 위기를 면하고 길을 지나가게 되었다. 돼지는 호랑이를 뒤돌아 보면서, "너도 다리가 넷, 나도 다리가 넷,  오너라 싸우자. 너는 왜 겁을 먹고 도망을 쳤나.,, 라고 노래를 불렀다. 호랑이는 건방진 돼지를 향해서, "너의 털은 더러워서 짐승 중에 최하등이다. 빨리 꺼져라. 똥 냄새 때문에 못 참겠다.,, 고 하면서 상대조차 하지 않았다. 그렇기는 해도 싸움에 패한 것은 틀림이 없다. 미천한 것은 상대하지 않는 것이 호랑이다운 것이라 하겠으나 그런 자존심을 찌른 돼지의 지혜도 과연 일품이라 하겠다.  중아함경 제16(中阿含經 第十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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